그레샴 법칙은 경제학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널리 적용되는 위대한 법칙입니다. 악화(惡貨)는 양화(良貨)를 구축한다 (Bad money drives out good money) 이를 쉽게 표현 해 보면 나쁜 돈은 좋은 돈을 몰아낸다 입니다.

그레셤의 법칙은 귀금속으로서 실질적인 가치가 서로 상이한 두 가지 이상의 화폐(금화와 은화)가 같은 명목 가치로서 유통되는 경우 귀금속으로서의 가치가 큰 금화, 즉 양화(good money)는 녹여 지금(地金)으로 하거나 해외로 유출되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는 반면에 귀금속으로서의 가치가 낮은 은화, 즉 악화(bad money)만이 유통하게 된다는 법칙입니다.

엘리자베스 여왕 당시 영국은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끔 순도가 낮은 주화를 생산했는데, 사람들이 순도가 높은 주화는 저장해 두고 순도가 낮은 주화만 사용한 것입니다. 그래서 순도가 떨어지는 주화만 시장에 넘쳐나고, 순도가 높은 주화는 유통되지 못하는 현상인데 지금도 여전히 그러한 현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불법 소프트웨어가 일상화되면서 정품 소프트웨어 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것, 회사에서도 자질이 우수한 인재는 떠나고 열등한 사람만 남게 되고, 친구 간에도 좋은 친구는 떠나고 아첨하는 나쁜 친구만 남게 되고, 몸에 좋은 음식은 싫어하고 몸에 나쁜 음식을 먹기를 좋아하고, 충신은 사라지고 간신이 득세하는 나라, 진짜는 사라지고 가짜만 판치는 세상이 되는 사회적 현상은 그레샴 법칙이 작용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사람 즉 청렴한 공직자는 사라지고 부패한 공직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관료사회, 불량음식이 좋은 음식을 몰아내고 판을 치는 세상, 원자력발전소 불량부품이 정품으로 국민을 속이는 세상, 부패 정치인 공무원이 정직한 정치인 공무원을 몰아내는 세상입니다.

정보의 홍수시대에 메일을 열어봐도 스펨 메일 뿐이고, SNS상에 뉴스를 봐도 가짜 뉴스이고 진작 중요한 정보는 우리 눈에 띄지 않습니다. 상업적인 정보, 사기성만 정보만 넘쳐날 뿐 정작 양질의 정보는 점점 보기 힘들게 되는 것이 그레샴 법칙에 지배받아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조직이나 단체 동호회에서 아무리 좋은 동기와 목적으로 출발 했을 지라도 얼마 못가서 곧 그 개설자가 당초에 의도했던 동기와 목적인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어 좋은 사람은 떠나게 되고 나쁜 사람만 조직과 단체, 동호회에 남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목적과 취지가 훼손되거나 아니면, 조직, 단체, 동호회 자체가 깨어지고 마는 경우가 허다한 경우를 많이 봐 왔을 겁니다.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있어서 비도덕적 행동에 따라 이익이 훨씬 더 크다면 사람들은 도덕적 행동을 멀리해버리고 비도덕적 행동이 일반화 되어 이것이 하나의 관행으로, 처세술로, 살아남기 위한 행동양식으로 자리잡는다는 것입니다.

색소폰 전국단위 조직이나 색소폰 동호회 역시 그레샴 법칙에 지배받고 있는 현상을 발견하게 됩니다. 초기에는 아마츄어 연주자들의 연주력 향상과 친목도모를 위해 만들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연주 잘 하고, 인품 좋고, 품격이 높은 사람은 점점 떠나고 그러지 못한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버리는 경우를 목격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을 사전에 인지하여 시스템으로 보완하고 악화가 양화를 몰아 내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지혜를 마련해야 하는데 아직 까지 그렇게 할 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직, 단체, 동호회 회원 양적증가를 위해 검증없이 감투를 준다면 머지않아 조직과 단체 동호회가 소멸, 분열되는 수순을 밟을 것입니다.

최근 이러한 그레샴 법칙을 지배 받고 있는 조직, 단체, 동호회도 있습니다. 좋은 취지와 목적으로 출발을 하였다고는 하지만 시스템의 허점으로 좋은 사람은 점점 떠나고, 나쁜 사람만 남게 되는 버리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운영자와 회원들간의 괴리 현상이 나타나 겉돌고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좋은 잔치 자리를 마련 해 놓았으나 함께 축하하지 않고, 그저 먹고 퍼 마시는 격입니다. 잔치 취지와 목적은 망각하고 양아치 행동을 하는 것은 자제를 해야 하는데 통제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치 조선시대의 토호세력화 하여 중앙정부의 지배를 받지 못하고 부패세력화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색소폰 사회 역시 그레샴 법칙에 지배되는 현상을 절감하였습니다. 색소폰 모임시 일반적으로 사교상 술은 어쩔 수 없이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주객이 전도되어 술을 마시러 온 것인지, 연주를 하러 온 것인지 헷갈릴 때가 한 두 번이 아닌 경우가 많았습니다.

인품 좋고 연주를 잘하는 품격 높은 사람은 점점 떠나고, 성질 더럽고 양아치 같은 모사꾼들만 설치는 현상이 색소폰 동호회 언저리에 더러 있습니다. 야외 연주도 그런 사람들만이 판치는 연주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그레샴 법칙이 지배되는 어쩔 수 없는 사회적 현상속에서 우리 색소폰 동호인들은 다시 한 번 자각하여 수준 높은 연주를 몰아 내지 않도록, 양아치 연주자가 설치지 않도록, 술잔치가 되지 않도록, 일반사람들로 부터 색소폰 연주가 소음으로 들리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보완 하여 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