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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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종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6-09 06:21 조회6,646회 댓글0건본문
평생 나발과 살았다
나발과 씨름하기도 했고
싸우기도 하고
사랑도 했다.
정신없이 뛰어 다니고
술 먹고
뒷담화도 하니
정신이 황폐해 졌다.
모든 것이 귀하고
어렵던 시절
나발 분다는 것은
고난의 길이었다.
취미생활로 나발 부는 후배들을 보면
격세지감의 세월이 교차된다.
시끌벅쩍 해도 고독한 시간만 죽인다.
세월의 흔적이 나발에도 새겨진다.
누가 나의 고독한 나발 소리를
들어 줄 것인가?
세월 앞에 장사가 없다.
이제 모두 나를 떠나 가버려 빈 둥지만 남았다.
저 멀리 굴뚝새 한 마리가 날아온다.
노랑나비 한마리가 나폴거리며 온다.
호박벌도 윙윙 거리며 온다.
이 녀석들이 나의 고독한 나발의 청중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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